Bye, Silicon Valley!

in silicon valley

2주 전 토요일, "Hello Silicon Valley" 웹을 기획하고 개발하느라 바빴던 와중에, 그 날은 조금 특별한 이유로 기획자 승주를 만났습니다. 이 날은, 저희가 실리콘밸리에서 있었던 시간을 회고해보기로 했거든요. 처음부터 작정하고 "자, 우리 이 시간을 통해 어떻게 성장했니?!" 라고 말하기 시작하려니, 조금 어색하고 오글거렸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아주 가벼운 이야기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맞아! 미국에서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던 건 늘봄 갈비였다니까

우리 패러글라이딩인줄 알고 신청했는데 환불안돼서, 스카이다이빙 해버렸잖아!

아니, 그 친구가 그 때 우리한테 이렇게 이야기 했어 "너네 창업한다고? the coolest thing ever!"

노트를 앞에 펴놓고, 우리가 실리콘밸리에서 먹은 음식들 (Food), 가본 곳들 (Place), 만난 사람들 (People)을 쭉 적어내려봤어요. 생각나지 않았던 지난 일들을 기억해내기 위해, 그 때 썼던 일기를 뒤적거기도 하고, 천 장 넘게 찍었던 사진들을 하나하나 넘겨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작을 하니, 짧은 시간동안 있었던 실리콘밸리에서의 생활이 하나둘 기억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저는, 이런 경험들을 했습니다.

아주 열심히 놀러다녔어요!

샌프란시스코는 물론이고, 스탠퍼드 대학교 탐방을 하기도 하고, 금문교를 지나 있는 너무 예쁜 마을 소살리토도 갔습니다. 또, 새크라멘토에 가서 래프팅도 하고, 홀리스터에 가서 스카이다이빙도 했어요! 그리고, 미국까지 갔는데 실리콘밸리 근교만 갈 수는 없죠. 그랜드캐년, 라스베가스, LA, 요세미티 국립공원, 시애틀, (심지어) 캐나다 벤쿠버도 다녀왔습니다. 정말, 이렇게 놀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주 미련없이 놀러다녔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해봤습니다.

두 번째로는, 창업을 준비한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저희 이름이 새겨진 명함과 제품 프로토타입을 들고 가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명함을 나눠주고 저희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다녔어요. 또, 운이 좋게도 현지에 있는 코딩교육 스타트업과 협업해서, 저희 제품 프로토타입을 실제 고객들을 만나 테스트 해보기도 했답니다. (무려, "이 제품 살 수 있어요?"라는 말도 들었다고요!) 물론, 지금은 창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그 때 했던 도전들은 꽤 멋지고 좋은 경험으로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실리콘밸리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산호세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네트워킹 파티를 신청해서 (무슨 패기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 사람들의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또, 대표님이 피칭하는 자리에 따라가서, 운좋게도 플러그앤 플레이를 만든 "사이드 아미드" 씨를 직접 보기도 했어요. 가장 좋았던 것은, 실리콘밸리에서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Bay Area K 그룹 대표님, 구글/링크드인/페이스북 등등 현지 글로벌 기업의 엔지니어분들과 프로젝트 매니저, 디자이너 들을 만나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저희가 했던 모든 것들을 쭉 적어보고 나자, 이제서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얻었고, 이를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가?"

돌아보니, 우선 저희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대학생이었던 저희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고 도와주셨던 사람들을 생각나서, 그분들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또, 실리콘밸리에 가기까지의 1년 반의 시간들이 생각났습니다. 창업을 준비했던 저와 세 명의 친구들이 함께 딱 죽기 직전까지 열심히 했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좋은 사람들과 멋진 경험을 한 시간들의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있었던 시간들이 비록 길지는 않았지만, 제 인생에서는 해볼 수 없었던 작은 경험의 조각들이 모여, 지금의 저를 또 만들어나가고 있음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이야기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미 지나갔다면 지나가버린 일이지만, 그 때의 시간들이 저의 삶에는 꽤 큰 임팩트를 줬던 시간들이었거든요. 그렇게 저희는 "Hello! Silicon Valley"를 만들기 시작했고, 엊그제 또 하나의 만족스러운 결과 하나를 만들게 되었네요. 그리고, 지난 시간들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그 이야기를 시작한 지금에서야, 실리콘밸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내려고 합니다. Bye, Silicon Valley!